현장에서 학생들과 상담을 하다보면 생각보다 공부해야하는 이유를 많이 묻는다. 상위10%이외의 대부분 학생들은 공부를 해야하는 이유를 잘 모른다. 여러 매체들에 노출되어있고, 매체를 통해 보는 사람들은 하고싶은 것을 하면서 살고 있다고 착각한다. 우리가 보는 그 사람들은 정말 극 소수다. 어찌 모든 사람들이 하고싶은 일만 하면서 살겠는가? 그래서 이번 칼럼에서는 자본주의 관점에서 공부해야하는 이유를 매우 현실적으로 다뤄보고자 한다.
우리나라 교육현장을 보면 학생들은 어린시절부터 사교육의 바다 속에서 살아나가고 있다. 물론 지방의 학생들은 사교육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보니 혜택(?)을 누리지 못할 수도 있다. 정말 말 그대로 사교육의 바다에 빠져있다. 아이들은 대학 입시라는 전쟁을 앞둔 채 끊임없는 반복 훈련을 치르고, 대학에 가면 또 취업 전쟁을 치른다. 못 살겠다.
그렇다고 공부가 재미있지도 않다. 우리가 살고있는 세상은 정말 정보들로 넘쳐나고 재미있는 컨텐츠들이 차고 넘친다. 그런데 너무나도 재미 없는 공부를 하라고 한다. 이런 환경 속에서 누가 공부를 하고 싶겠는가? 그래서 공부를 하려면 공부해야하는 이유가 그 재미있는 컨텐츠들을 압도할 정도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주변에서는 공부를 하라고만 할 뿐 왜 공부를 해야하는지 명쾌하게 이야기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드물다.
공부를 하지 않아도
사는데는 지장 없다.
솔직히 말해본다. 공부를 하지 않아도 사는데는 지장 없다. 이게 무슨 소리냐고 비판할 수 있다. 공부를 한 사람과 공부를 하지 않는 사람은 사회에 나가면 똑같이 자본주의 속에서 돈을 벌게 된다. 공부를 하고 소위 말하는 일류대학에 진학 후 좋은(?) 직장에 취직해서 돈을 벌어나가는 사람이 있는 반면, 공부에 시간을 투자하기 보다는 그 시간에 돈을 벌러 사회에 뛰어드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경제학에서 말하는 기회비용이다. 대학과 취업준비를 선택한다면 당장 돈을 벌러 나가는 것이 기회비용이고, 당장 돈을 벌러 사회에 뛰어든다면 대학과 취업준비가 기회비용이 될 수 있다. 기회비용 셈 법은 각자마다 다를 것이다. 필자는 공부를 하라고 강요하고싶지는 않다.
하지만 분명히 알아둘 것이 있다. 우리는 자본주의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자본주의라는 테제 앞에서 자신의 꿈과 희망, 도전 등은 이상적인 단어가 될 수 있다. 꿈과 희망, 도전 등의 것들을 후에 자신의 밥벌이 수단으로 연결이 시칸다면 상관없지만 말이다.
공부해야하는 이유는 바로 자본주의 논리에서 찾아볼 수 있다. 앞서 예시를 든 것 처럼 누구나 돈을 번다. 그러나 돈을 벌어들이는 방법이 다르다. 누군가가는 육체노동을 통해서 소득을 올려나간다면 누군가는 지적노동을 통해서 소득을 올려나간다. 육체노동을 한다면 하루 24시간이라는 한정된 시간 내에서 자는시간, 먹는시간을 빼면 소득을 올릴 수 있는 최대치도 존재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지적노동을 통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지적노동이라는 범주가 매우 넓다. 별도의 책을 써서 자면서도 인세가 나온다거나 주식공부를 하고 주식투자를 통해서 자면서도 돈을 벌 수 있는 것이다. 두서없이 이야기를 전개해나가고 있지만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 것이다. 시간을 지배하고 24시간을 2배~3배의 시간으로 늘릴 것인가 혹은 시간에 수동적으로 끌려다닐 것인가의 문제이며, 동시에 어떤 문화집단에 들어가서 삶을 꾸려나갈 것인가의 문제다.
간단하게 이야기되는 영역이 아니라 생각한다. 이와 더불어 예전에 박명수가 무한도전에서 명언 아닌 명언을 남긴적이 있다. "공부 안하면 더울 때 더운데서 일하고, 추울 때 추운데서 일한다." 별 말 아닌 것 같지만 필자는 이 말에 100% 공감한다. 벌어들이는 수입이 똑같다고 해도 우리는 보다 편하게, 보다 안정적으로 일을 하고싶어한다.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만큼은 아직까지 학업성적이 본인의 미래 성공에 있어서 가능성을 높여주는 것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공부를 해야한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하지만 앞 서 말했듯이 안해도 된다. 이는 개인의 선택에 달려있다. 모두가 공부만 하고 편한일만 찾는다면 이 또한 큰 사회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 뭐 각자의 위치에서 맞는 일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필자는 공부해야하는 이유를 묻는 학생들과 상담을 하면 공부를 일로 생각하라고 한다. 일은 자신의 생활을 영위해 나가기 위해서 필수적인 요소이기 때문이다. 공부를 일로 생각하는게 누군가의 시선에서 보면 위험해 보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공부를 하면 똑똑해지고,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고, 자아를 실현할 수 있다는 식의 허무맹랑한, 잡히지 않는 구름과 같은 조언은 이미 저 세상 이야기다. 우리 학생들은 생각보다 영리하다는 것을 명심하자.
☞ 해당 칼럼은 대한민국 교육발전을 위한 글입니다. 독자에 따라 해석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볼드체 처리를 하지 않습니다. 글쓰기를 배우거나, 논리적인 말하기를 배운적은 없습니다. 가볍게 저만의 생각을 풀어나가는 글입니다. 날 선 비판 보다는 다양한 의견이 있음을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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